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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인문학6

[시집] 꽃샘바람에 흔들린다면 너는 꽃 - 류시화 1. 시를 싫어했던 이유 성인이 되고 책 읽기를 취미로 가지기 전에는 시를 정말 싫어했습니다. 아마 시작은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에 여러 편의 시를 외워오는 숙제를 하고 나서부터였을 것입니다. 좋아하는 시도 아니고 5편 정도의 시를 외우고 그중 한편을 선생님이 정해주시면 낭송해야 했습니다. 어려서부터 공부를 싫어하던 저는 이 숙제가 너무나도 싫었습니다. 그렇게 고등학생이 되었고 내신과 수능 공부를 위해서 시를 분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때가 시를 싫어하는 절정의 순간이었을 겁니다. 시를 분석해서 답을 고르면 저는 항상 30%만 정답인 답을 골랐습니다. 그러다 보니 한 번은 학원 선생님께서 저에게 친구가 없냐고 물어보시기도 하셨습니다. 생각이 일반적이지 않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그렇게 시를 분석하는 .. 2022. 7. 24.
카페에서 공부하는 할머니 - 심혜경 1. 배우는 게 취미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학년이 바뀌면 담임 선생님들께서는 자기소개 써오기를 숙제로 내주시곤 했었습니다. 자기소개를 쓸 때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취미를 무엇이라고 적을지였습니다. 그냥 친구들과 노는 게 제일 좋았던 시기이지만 새로운 선생님께 예쁨을 받고 싶었던 저는 취미를 뭘로 적을지 고민하였고 그나마 조금 있어 보이는 프라모델 조립을 적곤 했습니다. 성인이 되었을 때도 새로운 사람을 만났을 때 취미가 뭐냐고 물어보면 뭐라고 대답해야 좋은지 고민했습니다. 고등학교 이후로는 책 읽는 게 취미였는데 독서가 취미라고 얘기하면 마치 남들과 다른 사람처럼 얘기하는 반응이 싫어서 대충 얼버무리며 영화감상이라고 말했었던 게 기억납니다. 카페에서 공부하는 할머니는 공부가 취미이신 심혜경 번역가님의 .. 2022. 6. 5.
긴긴밤 - 루리 1. 어린이 문학이라고요? 어린이 문학이라는 단어를 봤을 때 그냥 그런 동화 정도의 장르로 생각했습니다. 긴긴밤의 소개를 읽고 분량을 봤을 때까지도 이 생각은 변하지 않았었습다. 하지만 2시간 정도의 시간을 들여서 책을 다 읽고 난 후 느낀 건 제 예상은 편식쟁이의 선입견에 불과했다는 것입니다. 이쯤에서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궁금해 할 수도 있습니다. "대체 그냥 그런 이야기가 뭐예요? 그래서 긴긴밤은 무슨 내용이에요?" 책을 읽지 않았다면 더 이상 이 글을 읽지 않고 책을 읽고 오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긴긴밤은 작가의 글과 그림을 하나하나 느끼면서 읽어볼 만한 책입니다. 작가가 심어놓은 장치들을 피하지 말고 지그시 밟으면서 말이죠. *스포일러 경고 - 아래에 작성된 내용들에는 긴긴밤에서 중요한 내용과.. 2022. 4. 16.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 심채경 1.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스스로 생각해 봤을 때 나는 돈이나 명예에 그렇게 욕심이 많은 사람이 아니다. 내가 무언가를 열심히 할 때는 돈을 많이 줘서도 내가 하는 그 일이 나에게 명예를 가져다줘서도 아니다. 정말 그 일이 하고 싶어서 하는 거다. 딱히 의미 있는 일이 아닌데 열심히 한다. 살다 보면 그런 사람들이 종종 있었다. 강사로 계시며 대학 수학을 가르쳐주시던 교수님은 취미가 수학 문제를 푸는 거라고 하셨다. 교수님의 따님은 교수님에게 맨날 수학을 보면서도 그게 어떻게 재밌을 수 있냐고 물어봤다고 이야기해주셨었다. 수식 하나하나를 유도하는 그분의 얼굴에는 행복함이 가득했다. 거리와 각도, 시차를 설명하기 위해 칠판에 옴싹 달라붙어서, 모두가 보고 있지만 아무도 보지 못하게 애쓰며 점 두 개를 칠판.. 2022. 4. 3.
공정하다는 착각: 능력주의는 모두에게 같은 기회를 제공하는가? (원제: The Tyranny of Merit: What's Become of the Common Good?) - 마이클 샌델 1. 들어가며 책을 읽을 때는 그 책을 읽게 되는 계기가 있다. 솔직하게 얘기해서 공정함은 내 관심사가 아니다. 처음 책이 출간되었다는 광고를 보았을 때 딱히 읽을 생각이 없었다. 정의가 가지는 의미도 내게는 비슷해서 『정의란 무엇인가?』도 읽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지인이 SNS에 올린 『정의란 무엇인가?』와 『공정하다는 착각』을 극찬하는 글을 보고 책 내용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이 책의 어떤 내용이 그를 그렇게까지 설레게 했을까? 책의 제목을 보고 사회가 공정하지 않다는 것을 비판하는 내용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나니 원제를 독자의 입장에서 다시 해석해보고 싶어 졌다. Merit은 명사로 가치, 훌륭함, 장점 등의 뜻을 가진다. 여기에 -cratic이 연결되면 meritocr.. 2021. 8. 18.
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 - 우종영 지음, 한성수 엮음 1. 들어가며 어느 순간부터 서점에 가면 베스트셀러 코너에 힐링과 자기 계발을 다루는 책들이 많아졌다. 나 역시도 한동안 힐링과 자기 계발에 빠져서 관련된 책들을 읽곤 했다. 하지만 그런 책들은 읽고 나면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이 있었다. 힐링을 소재로 하는 책들은 멋진 표지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제목으로 우리를 유혹하지만 막상 읽다 보면 처음 책을 집을 때의 기대는 사라지고 만다. 그렇다면 자기 계발 서적은 어떨까? 책을 읽고 있을 때는 마치 세상이라도 정복할 수 있을 거 같고 뭔가를 이룰 수 있을 거 같은 느낌이 들곤 한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나면 책에서 말했던 것들은 실천에 옮기기 쉽지 않은 것들이 많다. 혹은 다 읽고 나면 저자를 욕하게 되는 책도 되레 있었다. 그래서 한동안 힐링이나 자기 계.. 2021.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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